봉선화
시인 윤명학
긴 머리 숫처녀
뭉게구름 타고 내려와
소학하고 고운
울밑에선 봉선화야
온종일 말없이 누굴 기다리며
초록의 잎사귀마다
불을 붙여 오색 꽃으로 피어나게 하고
풀 꽃반지 곱게 엮어
열손가락에 끼워주니
네가 만지고 간 손끝마다
꽃이 꽃이 피었네
오색치마 넓게 펼쳐 보이고
그리움 샘솟게 하는 이 여인을
진정한 여름의 여인
올 여름 이 여인과
사랑에 빠지리